구글, Gemini가 대신 전화 거는 'Call for Me' 실험 시작

TechCrunch16일 전조회 9

구글이 자사 AI 비서 Gemini에 전화 발신 대행 기능을 붙이는 실험에 들어갔다. 'Call for Me'로 불리는 이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수화기를 들지 않아도 Gemini가 업체에 전화를 걸어 필요한 일을 처리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타가 Muse, Instinct 같은 AI 에이전트로 사용자 대신 통화하는 기능을 내놓은 흐름과 맞물린 움직임이다.

초기 적용 대상은 미국에서 Gemini 유료 구독을 이용하는 Pixel 11 사용자로 좁혀져 있다. 여기에 안드로이드용 구글 Phone 앱 베타 버전을 함께 써야 한다. 정식 출시가 아니라 실험 단계로 운영되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처리 범위는 단순 문의를 넘어선다. 매장에 전화해 특정 상품의 재고를 확인하거나, 식당 예약을 잡고, 이미 잡아둔 일정을 다른 날짜로 옮기고, 물건을 임시로 보류해 달라고 요청하는 일까지 맡는다. 자동 응답 메뉴를 통과하고 대기 음악을 견딘 뒤 상담원과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 전반을 AI가 담당한다.

통화는 사용자 본인의 전화번호로, 기기에서 직접 발신된다. 진행 중인 대화는 실시간 자막으로 화면에 표시되며, 사용자는 상황을 지켜보다 언제든 통화를 넘겨받을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승인한 개인정보에 한해 AI가 통화 중 이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전 버전보다 처리할 수 있는 업무 폭이 넓어졌다.

배경에는 구글의 오랜 통화 자동화 실험이 있다. 몇 년 전 I/O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Google Assistant가 미용실에 전화해 예약을 잡는 시연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고, 당시에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추임새까지 섞어 넣는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이후 가격이나 서비스 내용을 대신 물어봐 주는 'Ask for Me'가 나왔고, Pixel 기기에는 대기 시간을 대신 버텨 주는 'Hold for Me', 상담원 연결을 돕는 'Talk to a Live Rep', 자동 응답 번호를 화면에 띄워 주는 'Direct My Call' 같은 기능이 자리 잡았다. Call for Me는 이런 실험들을 실제 행동 완수 단계로 밀어붙인 결과물이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 소식은 음성 에이전트의 경계가 어디까지 밀리는지를 보여준다. 안내와 요약에 머물던 에이전트가 실제 전화망에서 트랜잭션을 끝내려면 실시간 음성 인식·합성 파이프라인, IVR 탐색 로직, 통화 도중 사람이 개입하는 핸드오프 설계, 개인정보 공유 동의 흐름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자사 서비스가 전화 응대 창구를 운영한다면 AI 발신자를 어떻게 식별하고 처리할지에 대한 정책도 곧 제품 요구사항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구글은 실제 대화에는 미묘한 맥락이 많다며 소규모로 실험을 시작해 기능을 충분히 다듬은 뒤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당장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능은 아니고, 지역과 기기, 구독 여부, 앱 버전 등 진입 조건이 여러 겹으로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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