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us 5.5가 프롬프트 하나로 55개 도시를 인터랙티브 시각화로 구현했다
데이터 시각화를 만들어온 개발자가 Claude Opus 5.5에 프롬프트 하나만 던지고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등장하는 55개 도시 전체를 three.js 인터랙티브 시각화로 만들게 했다. 질문 없이 원샷으로 처리하라는 지시와 함께 6시간의 작업 시간이 주어졌고, 결과물은 이전 모델들과 비교해 체급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험 기록은 Quesma 블로그에 공개됐다.
프롬프트는 짧다. three.js(pnpm)로 《보이지 않는 도시들》 전체를 시각화하고, 질문하지 말고, 6시간을 다 써서 걸작을 만들라는 내용이 전부다. Opus 5.5는 6시간 중 절반 정도만 썼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1시간 25분 만에 작업을 끝냈다. 대신 6개의 서브에이전트를 병렬로 돌려 합산 약 7 에이전트-시간을 투입했다.
같은 프롬프트를 GPT-6 Astra에도 넣었다. 이쪽은 53분, 중간 수준 노력 설정, API 토큰 비용 약 10달러로 역시 끝까지 동작하는 결과물을 냈다. 다만 불필요한 개념과 주석이 덧붙고 시각적 잡음이 섞이는 전형적인 AI 디자인 슬롭이 나타났고, 접근성에는 쓸모가 있어도 화면에 그대로 띄우기엔 뻔한 문구들이 남았다. 흥미롭게도 베이지색 배경에 '05' 같은 숫자를 쓰는 클로드 계열의 시각 스타일을 닮았다.
저자는 원래 데이터 시각화와 탐색형 설명(explorable explanation)을 만들어온 사람이다. LLM은 그에게 축복이자 곤혹이었다. Claude Opus 4.8로 인도유럽조어 어원을 다룬 'tree' 나무를 만들었을 때는 첫 초안이 놀랄 만큼 좋았지만, AI 슬롭을 걷어내고 겹치는 요소를 고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다. Claude Fable 5.1로 만든 유전 거리 지도는 데이터 분석과 구현은 잘 해냈으나 디자인 완성도까지 끌어올리려면 사람이 계속 개입해야 했다.
GPT-6 Astra는 그보다 나았다. 전체 개요를 잡고 프롬프트에 담긴 의도를 따라가며 결과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능력이 Fable 5.1보다 낫다는 것이 저자의 주관적 평가다. 같은 블로그에는 GPT-6 Astra가 Baba Is You 퍼즐을 Fable 5.1보다 두 배 많이 풀었다는 비교도 있다.
이번 실험의 출발점은 다른 개발자의 사례였다. 카메라 초점 원리를 설명하는 인터랙티브 렌즈 랩을 Opus 5.5에 맡겼더니 1시간 26분 만에 원샷으로 완성됐고 API 비용은 25.66달러가 나왔다는 공개 게시물을 보고, 이것이 우연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2019년 GPT-2로 이야기 공연용 도시를 생성한 적이 있는데, 모델이 바뀌면 가능한 것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그 사이에 체감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병렬 에이전트를 동원한 작업 시간 압축과 토큰 예산의 성격 변화다. 디자인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제작이 API 비용 항목으로 들어오고, 같은 프롬프트를 여러 모델과 하네스에 돌려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평가 수단이 된다. 저자도 독자들에게 같은 프롬프트를 다른 모델에 넣어보라고 권한다.
한계도 분명하다. 결과물이 여전히 '너무 풍부'하고 미니멀리즘 감각이 없다는 지적이 가능하다는 점을 저자 스스로 인정한다. 6시간을 다 쓰라는 지시를 지키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불필요한 주석과 시각적 잡음을 걷어내는 일은 여전히 사람 몫으로 남는다. 저자는 감탄과 함께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만드는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묻는 질문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