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는 AI가 AI 연구를 가속한다는 증거를 아직 찾지 못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자체 AI 연구 과정을 들여다본 결과, AI가 AI 연구 자체를 가속하고 있다는 측정 가능한 신호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의 Haydn Belfield는 자가 개선형 AI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다. 두 이야기는 모순이 아니라 "자동화는 빠르게, 자기 개선은 아직"이라는 구분에 가깝다.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코드다. 딥마인드에서 프로덕션 코드의 75% 이상을 AI가 작성한다. 다만 전체 코드 변경의 약 88%는 여전히 사람의 검토나 감독을 거치며, 제출 전에 사람이 확인하는 절차도 남아 있다. AI에 완전히 위임된 변경의 비중은 7.5%에서 11.9%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복잡도가 올라갈수록 AI 단독 처리 능력은 떨어진다. 내부 에이전트 Argon을 1,389회 실행한 결과, 작업이 복잡하고 오래 걸릴수록 사람 개입 없이 성공하는 비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창의적 연구, 새로운 실험 설계, 학습 불안정성의 미묘한 원인 진단, 장기 계획 같은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는다.
딥마인드 시니어 연구자 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도 같은 패턴을 확인해 준다. 잘 정의되고 검증 가능한 작업에서 자동화율이 가장 높고, 열린 형태의 과학적 아이디어 발굴에서 가장 낮다.
자체 벤치마크인 RE-Bench는 실제 ML 엔지니어링 작업 74개로 구성된다. Argon은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해결한다. Gemini 3.7 Flash의 27%에서 크게 오른 수치지만, 완전 자동화에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추세를 체계적으로 추적하려고 123개 모델과 92개 벤치마크를 아우르는 General Capability Index(GCI)를 만들었다. Gemini의 능력은 월 약 0.1 GCI 포인트씩 꾸준히 늘지만, 증가 속도 자체가 빨라지지는 않았다. Gemini 4 Argon이 추세선보다 살짝 위에 있는 것도 AI에 의한 가속이 아니라 컴퓨트와 조직적 투자 확대의 결과로 해석된다.
배경에는 최근의 반대 목소리가 있다. Geoffrey Hinton, Yoshua Bengio, OpenAI의 Jakub Pachocki를 포함한 20명 이상의 연구자가 몇 년 안에 AI가 AI 연구개발 전체를 자동화해 이른바 '지능 폭발'이 올 수 있다는 논문을 냈다. 딥마인드의 측정 결과는 이런 전망과 온도차를 보여준다.
개발자 입장에서 지금의 자동화는 "AI가 다 한다"가 아니라 "AI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게이트를 통과시킨다"는 구조다. 코드 리뷰, 검증 가능한 태스크 설계, 복잡한 디버깅에 사람이 남는다는 것은 그 지점에 병목과 비용이 몰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이전트에 위임하는 범위를 넓히려면 작업을 검증 가능한 단위로 쪼개는 설계가 관건이 된다.
한계도 분명하다. 딥마인드는 AI 기반 연구 자동화의 위험을 현재 낮게 평가하면서도, 가속 신호를 추적할 측정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즉 이번 결론은 "가속이 없다"는 확정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가속이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다. GCI 역시 자체 지표인 만큼 외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