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2027년 예산에 주권 AI 모델 4.7조 원을 배정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7년 예산안을 국회에서 제시했다. 총지출은 820.9조 원(약 6,101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이며,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주권 AI 모델이 새 축으로 들어갔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주권 AI 모델에 배정된 4.7조 원이다. 대통령은 이 모델의 목표를 '세계 최고 성능'으로 표현했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에는 21.3조 원이 편성됐는데, 2026년 편성액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인재 투자도 같이 커진다. 반도체 설계와 지역 반도체 산업을 이끌 2,000명 규모 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이고, 재학생과 구직자,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AI 교육도 확대한다. 대학의 '계약학과'는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와 재정 지원, 졸업생 채용까지 맡는 구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회사가 참여한다.
재정 여력의 바탕에는 반도체 수출이 있다. 10월 수출은 1년 전보다 93.7% 늘어난 1,153억 달러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6년 1~10월 누적 수출은 9,300억 달러로 처음 9,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달 무역흑자는 425억 달러, 수입은 36% 증가한 728억 달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한국 성장률을 3.3%로 내다본다.
국방 예산도 8.2% 늘어 73.3조 원이 된다. AI와 로봇, 드론을 축으로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해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 예산은 인프라와 모델 두 갈래의 수요를 예고한다. 데이터센터·피지컬 AI 예산이 두 배로 뛰는 만큼 국내 GPU 자원과 추론 서빙, 로봇·엣지 AI 실증 사업에 자금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주권 AI 모델 사업은 국내 데이터와 인프라 위에서 학습·운영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려는 시도여서, 학습·평가·파인튜닝 파이프라인을 다루는 팀에는 직접적인 기회가 된다. 계약학과 확대는 채용 경로가 기업 맞춤형으로 좁혀지는 변화이기도 하다.
다만 확인해야 할 부분이 남는다. 원문은 주권 모델의 파라미터 규모나 학습 데이터, 공개 범위, 성능 평가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 성능'은 목표 선언이지 검증된 결과가 아니다. 2027년 지출 계획인 만큼 집행 과정에서 규모와 우선순위가 조정될 수 있다. 정부는 신규 국채를 기존 부채 상환에 돌려 순부채 증가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집행 전 계획 단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