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jectory, 450억원 투자로 비전문가도 AI 모델 재학습하게 한다

TechCrunch2026-11-03

스탠퍼드 동기 세 명이 약 1년 전 세운 스타트업 Trajectory가 시리즈A 라운드에서 4,500만 달러(약 450억원)를 조달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것은 기업이 오픈소스 AI 모델을 자사 업무에 맞게 계속 개선하도록 후학습(post-training) 과정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이다. 투자 유치와 함께 이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했다.

라운드는 Sequoia가 리드했고 Nvidia, Bessemer Venture Partners, Bain Capital Ventures가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3억 달러로 평가됐다. 회사 규모는 18명이다. 공동창업자는 Ronak Malde, Michael Elabd, Arjun Karanam으로, 세 사람 모두 구글 딥마인드나 애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Malde는 딥마인드가 Windsurf에서 인수합병 형태로 데려온 연구자 중 한 명이고, Karanam은 애플에서 생성형 파운데이션 모델 작업을 했다.

작동 방식은 제품 중심이다. 기업이 오픈소스 모델을 고르고 Trajectory 플랫폼을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면, 모델이 실제로 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쌓인다. Trajectory는 이 정보를 학습 신호로 바꿔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고, 특정 업무에서의 성능을 시간에 따라 끌어올린다. 사람이 매번 학습 데이터를 손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배경에는 범용 모델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상용 모델이든 오픈소스 모델이든, 별도 학습 없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법률이나 금융처럼 도메인 지식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일반 모델을 파인튜닝하는 방식이 쓰여 왔지만, 내부 연구 조직을 꾸리거나 외부 전문 인력인 FDE(forward-deployed engineer)를 고용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컸다. Malde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매번 새 직장에 들어가는 똑똑한 박사과정생에 빗대며, 경제가 값어치를 매기는 쪽은 한 직무에서 30년을 일한 사람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미 쓰는 곳이 있다. 법률 AI 기업 Harvey와 금융 분야의 Rogo는 Trajectory를 통해 오픈소스 모델을 후학습시키고 있다. 특정 유형의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특정 방법론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식의 과거 작업을 학습해, 숙련된 전문가에 가까운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Decagon, Mercor, Nvidia도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개발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지점은 학습 파이프라인의 위치다. 모델을 밑바닥부터 학습시키는 대신, 제품이 이미 뿜어내는 피드백을 수집·정제해 재학습으로 되돌리는 루프를 플랫폼에 맡길 수 있다. 현장 전문가가 "우리 조직에서 좋은 결과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면 그 정의가 모델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결국 경쟁력은 모델 선택보다 어떤 피드백을 어떤 기준으로 모을지 설계하는 일에 걸린다.

경쟁 구도도 이미 형성돼 있다. 전 OpenAI CTO 미라 무라티가 세운 Thinking Machines Lab과 그쪽의 파인튜닝 플랫폼 Tinker, 지난달 32억 5,000만 달러 가치로 평가된 Applied Compute, 기업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학습하도록 돕는 Prime Intellect가 직접 경쟁자로 꼽힌다. Trajectory 측은 이 싸움에서 자신들의 가장 큰 무기가 팀이라고 본다.

주의할 점도 있다. 이 접근은 AI가 스스로 능력을 개선하는 재귀적 자기개선(RSI)과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공동창업자 Michael Elabd는 학습 과정에 인간을 남겨두는 쪽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자율적인 자기개선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개된 자료에는 개선 폭이나 비용 절감 효과를 수치로 보여주는 벤치마크가 없어, 실제 성능 향상의 크기는 도입 사례별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