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시대의 개발자 면접, 리트코드 대신 무엇을 물어야 하나

Hacker News21일 전조회 5

Hacker News에 "AI 이후의 세계에서 개발자를 어떻게 면접 보는가"라는 질문이 올라와 3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질문을 던진 사람은 최근 면접을 본 개발자 후보의 약 80%가 "코드를 거의 직접 쓰지 않고 에이전트를 지시한다"고 답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서도, 팀원이 스스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고 시스템 설계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구가 빠르게 진화하는 탓에 그 확인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것이 문제의식이다. 전통적인 리트코드와 설계 면접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모두가 Claude Code를 쓴다고 전제해야 하는지가 논점이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접근은 짧은 코드 제출 과제와 페어 면접의 조합이다. CSV 세 열에 열 줄짜리 데이터를 주고 기본적인 매핑과 구조화, 데이터 모델링을 시키는 수준으로, 클래스나 구조체 하나, 단위 테스트, 터미널 실행이면 충분하다. 제출물은 길어야 100줄 안팎이고 대부분 한두 시간에 끝낸다. 이후 규칙 하나를 바꾸고 CSV에 다섯 줄을 추가하는 확장 단계를 붙인다. 이 단계에서는 동석한 엔지니어를 페어 파트너로 두고 구글과 AI 도구를 자유롭게 쓰게 하되, 해법 자체를 AI에 맡기면 사고 과정에 대한 신호를 얻을 수 없다고 분명히 알린다고 한다. 이 방식으로 AI가 만든 제출물을 낸 지원자는 지금까지 전부 탈락했는데, 구조를 모르는 수준이 아니라 문제를 말로도 분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력서의 학벌이나 경력과 무관했다.

일부러 망가뜨린 코드를 리뷰시키는 방법도 제안됐다. 시니어 Java·Spring Boot 채용에서 인증 누락, 테스트 부재, System.out 로깅 같은 크고 작은 오류를 심은 단일 CRUD 컨트롤러 수준의 Todo REST API를 준비해 두고, AI 도구가 없는 노트북에서 코드를 검토하게 한다. 지원자가 오류를 짚으면 왜 그것이 오류인지 후배에게 설명하듯 풀어내게 한다. 20~25분이면 충분하고, 남은 30분은 과거 프로젝트와 기술 질문에 쓴다. 모든 오류를 찾아낼 필요는 없지만 아무것도 못 찾으면 위험 신호로 본다는 평가다.

면접보다 이력서 단계에서 AI의 영향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명백하게 LLM이 생성한, 알맹이 없는 이력서는 즉시 걸러내고 판단이 살아 있는 AI 보조 이력서는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면접에서는 화이트보드 아키텍처 설계 과제를 오래 유지했지만, 자신이 지원자 입장에 서 보니 스트레스만 크고 평가 효율이 낮다는 것을 깨닫고 자연스러운 대화로 바꿨다. 리트코드는 암기한 문제와 정답 외에는 알려주는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질문 자체를 에이전트 중심으로 갈아엎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네스를 직접 만들게 하거나, '스킬'이 무엇인지 설명하게 하거나, Claude Code를 스스로 구현해 오는 과제를 내라는 것이다. 프롬프트를 관찰하자는 제안도 구체적이다. 범위가 넓고 시간이 제한된 문제를 던져 AI에 넘기기 전에 얼마나 잘 분해하는지 보면 첫 두 번의 프롬프트에서 신호가 나온다. 모델을 조종하는지 흐름에 그냥 따라가는지, 모델의 한계를 아는지, 작업에 따라 도구와 모델을 바꾸는지, 커스텀 워크플로가 있는지를 본 뒤 결과물의 품질과 취향을 평가하라는 것이다.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1년간 실무에서 에이전트 엔지니어링을 해 본 사람은 사람들의 기술과 판단력이 퇴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회의감이 커졌다고 말한다. 그런 과제를 받으면 면접을 더 진행하지 않겠다고 답한 댓글도 있다. 반대 방향의 고민도 있다. 개발자를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밀어붙이지 않는 회사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다.

실무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평가의 초점이다. 코드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지보다 문제를 분해하는 능력, 결정을 설명하는 능력, AI 출력을 검증하는 안목, 상황에 맞는 도구 선택이 채용의 신호로 쓰인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AI 사용을 금지하는 회사와 에이전트 활용을 전제로 하는 회사가 뚜렷이 갈리므로, 자신의 업무 방식이 어느 쪽과 맞는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논의는 Hacker News 댓글에 담긴 개인 경험에 기반한다. "AI로 제출한 지원자는 전부 실패했다" 같은 관찰도 특정 면접관의 채용 파이프라인에 국한된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정량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