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클 AI, 기업가치 35억 달러로 3배 점프…AI 학습데이터 수요가 밀어올렸다
AI 학습용 데이터셋과 시뮬레이션 환경을 만들어 공급하는 스노클 AI가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책정된 기업가치는 35억 달러다. 인사이트 파트너스와 S32가 공동으로 라운드를 주도했고, Addition, Lightspeed, Greylock, GV, Wells Fargo 등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밸류에이션 상승 폭이 눈에 띈다. 불과 17개월 전 1억 달러를 조달한 시리즈 D 당시 기업가치는 13억 달러였으므로, 이번에 약 3배 가까이 뛴 셈이다. 설립 7년 차 스타트업이 단기간에 몸값을 세 배로 불린 배경에는 학습 데이터를 사려는 수요가 있다.
사업 모델도 그 사이 크게 바뀌었다. 초기에는 데이터 라벨링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였지만, 지난해부터는 완성된 데이터셋 자체를 납품하는 이른바 '데이터 서비스형(DaaS)'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사람 전문가를 중개하는 마켓플레이스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 소프트웨어와 모델로 합성 데이터를 만들면서 도메인 전문가를 함께 투입하는 혼합 방식을 쓴다.
실적 지표도 가파르다. 회사가 밝힌 현재 연환산 매출(run-rate)은 3억7500만 달러로, 지난 12개월 대비 18배 늘었다. AI 연구소들이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원하면서 생긴 성장이다.
비슷한 포지션의 회사들도 같은 흐름을 탔다. 머코의 총 연환산 매출은 20억 달러까지 올랐고, 핸드셰이크는 올해 10억 달러를 넘겼으며, 마이크로1은 5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다만 이들 업체는 최상위 매출의 60~70%를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도메인 전문가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헤드라인에 잡히는 총액과 실제 순매출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스노클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인력 자체를 파는 대신 강화학습(RL) 환경과 완성된 데이터셋을 판매하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나가는 비용이 매출 총액이 아니라 매출원가(COGS) 항목으로 잡힌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 구조 덕분에 앞서 언급한 경쟁사들의 총매출 수치와 스노클의 매출 수치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스노클은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스 래트너가 스탠퍼드 AI 연구실에서 4년간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 소식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파인튜닝이든 강화학습이든, 모델을 굴리는 쪽보다 그 재료가 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을 좌우하는 단계로 넘어왔다는 뜻이다. 자체 라벨링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는 대신 외부 데이터셋과 평가 환경을 구매하는 선택지가 실제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고, 그 가격표가 이제 수억 달러 규모의 밸류에이션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는 수치는 회사가 제시한 연환산 매출과 투자 라운드 조건에 한정된다. 데이터 품질이나 벤치마크 성능 같은 기술적 검증 결과는 원문에 포함되지 않았고, 경쟁사 매출 역시 총액 기준이라 순매출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