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이 한 달, 한 개발자가 고백한 AI 코딩 에이전트의 대가
오픈소스 프로젝트 LibreWeddingPlanner를 만들고 유지하는 한 개발자가 AI 기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정작 직장에서는 AI 코딩 도구에 깊이 빠져 있었다는 경험담을 공개했다. 그는 AI 없이 지낸 한 달을 계기로 자신이 어떻게 더 게으르고 나쁜 개발자가 되어갔는지 돌아본다.
프로젝트 차원의 결정은 단순했다. 실제로 AI가 만든 기여가 쏟아진 것은 아니고 번역과 기능 요청 정도였지만, 앞으로 생길 잡음을 피하고 AI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가 몸담은 직장이었다. 그곳에서도, 주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AI를 업무에 쓰는 일은 이미 흔한 관행이었다.
시작은 사소했다. VSCode의 강화된 자동완성을 켜고 다른 코드 생성 모델을 내려받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함수 하나를 구현시키거나 특정 코드의 테스트를 작성하게 하는 수준이었다. 오랫동안 TDD를 해온 사람이라면 테스트를 먼저 AI에 맡기고 코드는 나중에 쓰는 방식을 택하기 쉽지만, 그 '나중'에 코드마저 AI가 쓰면서 구현에 오염되지 않은 테스트라는 TDD의 절반짜리 의미는 사라진다고 그는 짚는다.
속도가 붙으면서 통제는 빠르게 무너졌다. Jira 티켓 설명 전체를 붙여넣고 구현을 맡기기 시작했고, 낯선 코드베이스에서 어떤 변경이 정말 필요한지 판단할 수 없게 됐다. 프로젝트의 모든 줄을 읽었다는 AI가 필요하다고 하니 그대로 받아들이는 식이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눈 동료들도 프로덕션에 올리는 코드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100% 알지 못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병렬화는 더 나아갔다. 여러 git worktree에서 동시에 여러 에이전트를 돌리고, ACLI(명령줄 인터페이스)로 Jira에 연결해 특정 티켓을 별도 worktree에서 처리하라고 지시하는 방식이었다. 작은 작업은 30분이면 PR이 나왔지만 그 30분 동안 그는 다른 일로 시선을 옮겼고, 큰 작업은 AI에게 더 작은 단위로 쪼개게 했다.
대가는 리뷰에서 돌아왔다. 직접 하면 20분이면 끝났을 작업이 AI에게는 5분, 그가 검토하는 데는 이틀이 걸렸다. 코드와 테스트, 스타일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고, 다른 작업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돌아오고, CI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는 AI가 만들어준 배수 성능은 착각이고, 배수로 늘어난 피로와 좌절만 확실하다고 말한다.
PR 설명도 읽지 않게 됐다. AI가 써준 7문단짜리 설명은 그럴듯했지만 자신이 시킨 일이니 됐다고 여기며 넘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심을 멈추고, 왜 나쁜지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예전 같으면 절대 받지 않았을 코드를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이다.
몇 달이 지나고 그는 자신이 직접 코드를 한 줄도 쓰지 않았고 커밋조차 스스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이전트 채팅창에 커밋하고 푸시하라고 수없이 입력했다. AI가 모든 작업을 해결해주지도 않았다. 절반도 못 미쳤고, 패턴을 적용하라거나 테스트 설정과 단언을 분리하라고 다시 지시하는 일이 반복됐다. 후배를 가르치는 일과 비슷했지만 기계를 계속 보살피는 것은 다른 종류의 소모였다.
품질 저하도 체감했다. 예전에 하던 일을 왜 다시 못 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결과물이 나빠졌고, 다시 설명하고 선호 파일을 연결해도 요청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는 검색 결과 품질을 낮춰 사용자를 여러 번 검색하게 만든 구글의 전략을 떠올리며, 재정 압박을 받는 AI 기업들이 비슷한 유인을 갖지 않겠느냐고 의심한다. 에이전트가 30분 동안 답을 내지 못하다가 강하게 몰아붙이자 20초 만에 결과를 내놓은 적도 있었고, 그동안 30달러어치 토큰이 아무 성과 없이 소모됐다.
이 글은 한 개발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팀 규모나 코드베이스, 작업 성격에 따라 AI 도구의 효과와 부작용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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