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sh Bio가 DNA 인코딩 라이브러리 데이터로 과학 추론 에이전트 학습 환경을 연다
Leash Bio가 DNA 인코딩 라이브러리(DEL)로 수년간 축적한 단백질-소분자 결합 데이터를 공개하고, 이를 재료로 과학적 추론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훈련하는 에이전트 환경 Minos를 함께 내놨다. Latent Space 팟캐스트에 출연한 Ian Quigley는 녹음 당시 팀이 막 가지고 놀던 실험용 에이전트 샌드박스가 두 달 만에 프리프린트와 블로그, 오픈 데이터셋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실험실을 계산 속도로 돌리는 'lab-in-the-loop' 시뮬레이션을 수만 건 규모로 만들 수 있다는 발견이다.
DEL은 분자마다 DNA 바코드를 붙여 수십억 건의 결합 측정을 한꺼번에 읽어내는 방식이다. 다만 이 기법은 그동안 재현성이 나쁘기로 악명이 높았다. Leash는 분자 하나에 여러 개의 바코드를 달아, 표적 약물이 아니라 DNA 자체에 달라붙는 단백질을 걸러내는 식으로 문제를 다뤘다. 이렇게 정제된 데이터가 대규모 모델링에 쓸 만한 품질을 갖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규모를 보여주는 사례가 Kaggle 대회다. 약 40억 건의 측정값과 2,000여 개 팀이 붙었지만, 학습에 쓰이지 않은 새로운 화학 라이브러리에서는 어느 팀도 우연 수준을 넘지 못했다. 단백질-리간드 결합 예측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Leash 내부에서도 공동 폴딩(co-folding) 모델이 등장했을 때 자사 접근이 무의미해지는 것 아닌지 긴장했다고 한다.
자체 데이터만으로 학습한 모델 Hermes는 공개 벤치마크에서 Boltz와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비교 대상 중 BRD4 분자는 Boltz가 이미 PDB에서 본 것이었다는 점이 함께 지적됐다. 더 흥미로운 발견은 ChEMBL에서 나왔다. 모델이 분자 구조만 보고 그것을 만든 화학자를 맞힐 수 있고, '누가 만들었는가'라는 정보가 구조만큼이나 활성도를 잘 예측한다는 것이다. Hermes 역시 결합 부위 대신 단백질의 별명 같은 단서를 외우고 있었다는 정황이 잡혔고, 팀은 단백질 변이체를 대규모로 설계해 포켓을 깨는 방식으로 이를 검증했다.
에이전트 샌드박스는 이 데이터를 다른 방식으로 쓴다. LLM이 구조-활성 관계(SAR)를 평문 영어로 추론하면서, 650만 개 분자 중 정해진 예산 100 안에서 가장 좋은 결합자를 찾아내는 과제를 수행한다. 실험실을 매번 돌리지 않고도 검증 가능한 보상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과학 RL에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배경에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면 모델이 왜 필요한가라는 역설이 깔려 있다. DEL로 직접 측정이 가능한 영역이라면 예측 모델의 효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Leash는 대신 측정 자체를 더 잘 설계하고, 측정으로 검증 가능한 추론 환경을 만드는 쪽에 무게를 둔다. 염증 프로그램에서는 DEL 히트에서 출발해 6개월 만에 양호한 마우스 PKPD에 도달했다는 사례도 언급됐다.
개발자 관점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평가 환경의 결합 방식이다. 실험 결과를 그대로 보상 신호로 쓰는 구조는 벤치마크 오염을 걸러내는 문제, 모델이 손쉬운 단서를 외우는 '클레버 한스' 현상을 다루는 문제와 직결된다. 공개된 데이터셋과 프리프린트는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를 평가하려는 팀이 재사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다만 이번 공개는 프리프린트 단계이며, 공개 벤치마크에서의 비교는 학습 데이터 노출 여부에 따라 해석이 갈릴 수 있다. DEL 데이터 자체가 특정 화학 공간과 실험 조건에 편향돼 있을 가능성도 남는다. 더 큰 자본을 가진 연구소가 같은 방식을 더 큰 규모로 밀어붙일 경우의 경쟁 구도 역시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