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가 24시간 자율 설계로 전갈 독소에 붙는 단백질 후보 17종 찾아냈다

the-decoder11일 전

앤트로픽의 연구자용 AI 환경인 클로드 사이언스에서 클로드가 전갈 신경독소를 겨냥한 단백질 바인더를 상당 부분 자율적으로 설계했다. 전갈에 쏘여 숨지는 사람은 해마다 3,250명을 넘는다. 이번 작업은 그 독소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 작은 단백질 분자를 AI가 대량으로 만들어낸 사례다.

규모부터 눈에 띈다. 클로드는 전갈 4종에서 뽑은 독소 5개를 대상으로 31만 8,484개의 바인더 설계를 쏟아냈다. 첫 지시문 하나를 받은 뒤 24시간 동안 별도 개입 없이 작업을 이어갔고, 이후 연구진이 추가 지시를 넣어 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으로 이어진 후보는 훨씬 적다. 클로드가 스스로 180개를 골랐고 연구진이 31개를 더 보탰다. 실험실에서 시험한 211개 중 17개가 바인더로 인정할 만한 기준을 만족했다. 결합력이 가장 센 두 개는 멕시코 전갈에서 나온 독소 Cn2에 매우 강하게 달라붙었다. 실험실 분석에서는 이 둘이 마우스에서 Cn2를 중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항체와 같거나 인접한 부위에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앞선 연구에서 클로드는 15개 표적 단백질 가운데 14개에 대해 미니 바인더를 설계했고, 적중률은 22~35%로 통상적인 10~15%를 웃돌았다. 같은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후보 생성과 선별을 맡길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대량 설계의 토대가 됐다.

개발자 입장에서 주목할 지점은 모델의 생물학 지식이 아니라 작업 방식이다. 짧은 프롬프트 하나를 넣으면 에이전트가 하루 동안 자율적으로 대량 후보를 생성하고, 그중 일부를 자체적으로 추려 실험 가능한 목록으로 넘긴다. 사람은 중간에 지시를 덧붙여 탐색 방향을 틀 뿐이다. 설계 공간이 넓고 검증 비용이 비싼 문제에서 탐색과 1차 필터링을 에이전트에 위임하는 패턴이 그대로 드러난다.

한계도 분명하다. 17개가 결합 기준을 통과했다는 것은 실험실 수준의 결합 데이터이며, 이 후보들이 실제로 해독제로 작동하는지는 아직 시험되지 않았다. 결과는 독립된 두 연구소가 확인했고, 외부 전문가 수사나 바스케스 토레스와 티모시 P. 젠킨스는 유망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