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스로 만든 노트북용 코딩 모델 플린트 공개

TechCrunch10일 전조회 2

AI 스타트업 레커시브가 첫 자체 모델인 플린트(Flint)를 내놨다. 노트북 한 대에서 돌아가는 무료 코딩 모델로, 회사 측 설명대로라면 개발 과정 상당 부분을 AI가 직접 수행했다. 지난해 설립된 회사가 '자기를 개선하는 AI'라는 이름값에 처음으로 실물을 붙인 셈이다.

모델 자체는 작다. 전체 400억 개 파라미터 가운데 작업마다 25억 개만 활성화하는 전문가 혼합(MoE) 구조다. 덕분에 일반 노트북에서도 구동되며, 허깅페이스에서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내려받을 수 있다. 상업적 사용과 수정이 자유롭고, 모델이 사용자 기기에서 돌기 때문에 오프라인 작업과 코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토큰 사용량 기반 과금도 없다.

속도는 맥북 프로 M4 프로 기준 초당 약 131토큰. 회사가 같은 기기에서 비교한 구글 젬마 4, 엔비디아 네모트론 3.5 라이트닝 등의 58~69토큰보다 두 배가량 빠르다. 엔비디아 RTX 스파크에서는 초당 150토큰을 넘겼다. 실제 버그 수정 능력을 재는 SWE-Bench Verified에서는 500억 파라미터 이하 모델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묶은 6개 테스트 평균에서는 알리바바의 Qwen3.8 27B에만 뒤졌다.

같은 주에 나온 메타의 Muse Spark Open과 비교하면 포지션이 선명하다. 후자는 8160억 파라미터에 최소 1테라바이트 메모리를 요구하는 맥용 오픈 모델이다. 플린트는 성능 상한을 포기하는 대신 노트북급 하드웨어에서 즉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회사 배경도 화제다. 레커시브는 지난 5월 GV, 엔비디아, AMD 벤처스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6억5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46억5000만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스텔스에서 나왔다. 세일즈포스 전 최고과학자였던 리처드 소처가 이끈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와 4억1000만 달러 규모 컴퓨팅 계약을 맺으면서 "인력 수보다 에이전트 수를 보는 계약"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플린트 개발의 핵심은 유레카 머신이라 부르는 자동화 연구 시스템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을 돌린 뒤 그 결과로 다음 시도를 정하는 방식으로, 사전학습부터 사후학습, 추론에 이르기까지 개발 거의 전 단계에 관여했다고 한다. 성과도 구체적이다. 더 희소한 모델 구조를 택했고, 저비트 학습으로 품질 손실을 거의 내지 않으면서 모델 크기를 71% 줄였으며, 연산을 가속하는 커스텀 커널까지 만들어냈다. 그 결과 소규모 팀이 4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모델을 처음부터 완성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는 선택지의 폭이다. 클라우드 구독료나 토큰 과금 없이, 코드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코딩 어시스턴트가 생겼다는 뜻이다. 다만 플린트는 클로드나 코덱스 같은 유료 대형 어시스턴트보다 사람의 안내를 더 필요로 한다. 회사도 큰 작업을 잘게 쪼개 단계별로 지시할 것을 권한다. 와이어드의 윌 나이트는 48GB 메모리 맥에서 플린트로 할 일 목록 앱과 웹 리서치 도구 등을 만들어봤는데, 그동안 작은 코딩 모델들이 번번이 오류를 내거나 느렸던 것과 달리 요청은 매번 정확히 처리했다고 전했다.

주의할 점도 분명하다. 레커시브가 말하는 '재귀적 자기 개선'은 아직 사람이 감독하고 필요하면 멈출 수 있는 연구 보조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통제 이탈과는 거리가 있다. 성능 비교 역시 상당 부분 회사 자체 벤치마크에 기대고 있어, 독립적인 검증은 더 지켜봐야 한다. 회사의 장기 목표는 유레카 머신이 완전한 재귀적 자기 개선에 도달하는 것이며,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유레카가 더 나은 연구자가 되어 다음 모델을 더 빠르게 만드는 선순환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