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텍스트가 읽기 어려운 이유는 정보 밀도 최적화다
arXiv에 올라온 새 프리프린트가 "AI가 쓴 글은 왜 읽기 힘든가"라는 흔한 체감을 언어심리학 지표로 측정했다. 토머스 히카루 클라크, 마티아스 B. 마틴, 카일 마호왈드는 사람이 문장을 처리할 때 부담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통사·어휘 특징들을 골라, 여러 도메인에 걸친 AI 생성 텍스트 코퍼스와 사람이 쓴 글을 같은 잣대로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최전선 및 준최전선 모델 9종이다.
측정 항목에는 목적어 관계절, 긴 통사적 의존 거리, 저빈도 n-그램처럼 읽는 사람의 처리 부담과 상관관계가 알려진 요소들이 들어갔다. 9종 모델 전부가 사람 글보다 무생물 주어에 동작 동사를 붙이는 구성과 저빈도 n-그램을 더 많이 썼다. 대화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모델이 의존 거리를 길게 늘리고, 명사를 연달아 쌓고, 축약된 목적어 관계절을 더 자주 등장시켰다. 왕복 번역으로 만들어낸 바꿔쓰기 문장과 견줘도 AI 쪽이 이런 어려운 특징을 더 많이 썼다는 점이 함께 보고됐다.
모델 계열별 편차도 작지 않았다. 같은 과제에서도 어떤 계열은 특정 특징을 유난히 많이 쓰고 다른 계열은 덜 쓰는 식이어서, 이른바 'AI 말투'를 하나의 스타일로 뭉뚱그리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온다.
저자들이 내놓은 가설은 목적의 차이다. 사람의 언어는 상대가 알아듣도록 정보를 적절히 배분하는 쪽으로 최적화돼 있는 반면, 최근 모델은 수학·코드·추론처럼 정답 여부가 중요한 과제를 함께 학습하면서 '알아듣기 쉬움'보다 '단위 길이당 정보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이 가설은 개념 증명 실험으로 이어진다. 길이 페널티를 걸어 언어 모델을 파인튜닝하자 사람다운 언어 습관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압축을 강제하는 목표가 주어지면 문장이 사람 쪽에서 멀어진다는 신호를 확인한 셈이다.
실무적으로는 생성 텍스트를 그대로 문서나 UI 문구, 고객 응대에 쓰는 팀에 직접적인 함의가 있다. 같은 내용을 짧게 압축하라고 요구할수록 문장이 빽빽해지고 읽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길이 제한 프롬프트를 쓸 때는 가독성 지표를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하다. 사내 문서 요약, 번역 파이프라인, 릴리스 노트 자동 생성처럼 사람이 최종 소비자인 지점에서는 저빈도 표현과 명사 연쇄를 걸러내는 후처리나 평가 항목이 유효할 수 있다. 저자들도 언어 처리 수요가 사람과 모델 사이에서 어긋나는 축을 드러낸 것이 이번 결과의 핵심이며, 여기서 개선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한계도 분명하다. 이 연구는 사람의 실제 독해 시간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독해 부담과 상관관계가 알려진 특징들의 빈도를 코퍼스에서 센 것이다. 특징이 많다고 곧바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모델 계열 간 차이가 왜 생기는지도 이번 결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아직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