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s4AI, 사람과 AI의 판단 근거를 Git에 남긴다
AI와 협업할 때 최종 산출물보다 값진 것은 그 사이에 오간 사고 과정인데, 대부분의 팀에서는 세션이 닫히는 순간 그 과정이 함께 사라진다. ADRs4AI는 이렇게 증발하는 "왜"를 Git 저장소에 쌓아두는 방법론과 도구 묶음이다. 소프트웨어 설계에서 쓰이던 ADR(Architecture Decision Record) 형식을 사람과 AI의 협업 기록으로 확장한 것이 뼈대다.
저장소 스타터에는 ADR 및 시드 템플릿, 지시문, 인박스 프로토콜, 태스크 러너 레시피가 담겨 있다. 전체를 그대로 도입할 수도 있고 필요한 기능만 골라 붙일 수도 있다. 편집기 확장은 열린 질문을 트리 뷰로 보여주고, 입력 도중 형식이 깨진 레코드를 진단하며, 딥링크를 제공한다. Open VSX에서도 배포된다. MCP 서버가 함께 제공돼 에이전트가 저장소에 쌓인 기록을 직접 조회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록의 기본 단위는 질문이다. 각 질문은 `### QST:` 접두사로 시작해 grep 한 번이면 찾을 수 있고, 선택지와 AI의 추천, 그 근거, 확신도, 그리고 어떤 증거가 나오면 이 판단이 틀린 것으로 판정될지 밝히는 반증 조건을 함께 담는다. 사람이 할 일은 수락하거나 번복하거나, 혹은 임의 형태로 한 줄 답을 적는 것으로 줄어든다.
공개 프로젝트의 실제 레코드도 그대로 공개돼 있다. 시점별로 무엇이 참이었는지를 다루는 QST-HISTORICAL-TRUTH 질문에는 세 가지 안이 붙었다. 현재 기록을 제자리에서 고치고 Git 이력에 맡기는 방식, 주장은 바꾸지 않고 정정만 덧붙이는 방식, 서술 레코드는 수정하되 주장과 이벤트에는 유효 시점과 관측 시점, 명시적 대체 관계를 부여하는 이중 시간 축 방식이다. 선택지와 근거, 확신도, 반증 조건은 모델이 작성했고 최종 판정은 창업자가 모바일 앱에서 한 줄로 내렸다. 해당 프로젝트는 하루에 75개 질문 중 16번째를 처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시작 절차는 짧다. 템플릿 저장소로 새 프로젝트를 만들고, CLAUDE.md 상단 블록을 채운 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첫 커밋을 남긴다. 에이전트에게 미션을 읽고 수락할지 물은 다음, 생각나는 대로 받아쓴 초안을 시드로 던지면 에이전트가 이를 ADR로 쪼갠다. 첫 질문에 답하는 순간 루프가 돌기 시작한다.
배경에는 흔한 문제의식이 있다. AI와의 대화는 이미 쓸 만한 결정을 만들어내지만, 그 결정에 이른 경로는 다음 세션에서 재사용되지 못한 채 휘발된다. ADRs4AI는 이 문제를 대화록 보관이나 벡터 데이터베이스 기반 메모리로 풀지 않는다. 대신 결정과 그 이유를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문서로 저장소에 남기고, Git을 세 번째 감사 계층으로 활용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재개 가능성이다. 몇 주 뒤 같은 주제로 다시 에이전트와 머리를 맞댈 때, 왜 A안을 버렸는지, 어떤 조건이 확인되면 다시 검토하기로 했는지를 저장소에서 곧바로 꺼낼 수 있다.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굴리는 팀을 위한 다중 좌석 구성도 브리핑에 따라 깨어나는 방식으로 문서화돼 있다.
한계도 분명히 밝힌다. 이 도구는 대화 전문을 아카이빙하는 시스템이 아니며, AI가 지속적 정체성을 갖는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기록은 남고 사람의 판단은 바뀔 수 있으며, 그 사이에서 작업이 이어지는 것이 목표다. 방법론은 논문으로도 정리돼 AAAI 2026 Fall Symposium에 채택됐고, 별도 논문은 DOI 10.5281/zenodo.23300579로 인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