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 VOLTA가 훔친 데이터를 LLM에 넘겨 피해자 가치 순위를 매긴다

Hacker News4시간 전

자가삭제형 윈도우 인포스틸러 'VOLTA'에 탈취 데이터를 정리·평가하는 LLM 계층이 붙은 변종이 발견됐다. CAIRN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이 변종은 흔한 자격증명 수집에서 끝나지 않고, 감염된 PC에서 모은 정보를 하나의 보고서로 묶어 언어모델에 넘긴 뒤 '이 사람을 얼마짜리 표적으로 볼 수 있는가'를 정리한 문서를 받아낸다. 공격자 입장에서 대량으로 긁어모은 로그를 사람이 일일이 훑지 않아도 등급이 매겨진 명단이 자동으로 생기는 셈이다.

수집 범위는 브라우저 비밀번호와 쿠키, 저장된 결제카드, 암호화폐 지갑 시드 문구, 디스코드·텔레그램·스팀·로블록스 세션, 마이크로소프트 OAuth 토큰, SSH 및 클라우드 자격증명, 와이파이 프로필, 스크린샷까지 아우른다. 지갑은 파일만 복사하지 않고 내장 크래커로 즉석에서 열어 시도하고 그 결과를 자체 보고서 항목으로 남긴다. 저장된 모든 와이파이 암호는 WlanGetProfileList 호출로 평문 추출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도난당한 세션 자체를 재료로 피해자의 생활 데이터를 파고든다. 피해자의 Gmail 토큰으로 아마존·도어대시·우버이츠·그럽허브·월마트·페이팔 영수증을 검색해 실제 거주지를 교차 확인하고, 우버이츠와 도어대시 세션으로 주문 이력을 직접 조회하며, 디스코드 토큰으로 계정 프로필을 보강한다. 로블록스 인벤토리는 외부 사이트 조회로 시세가 매겨진다. 이렇게 모은 위치·직장·추정 출생연도·카드 끝 4자리·슬랙 워크스페이스·문서 작성자 메타데이터 등이 JSON 번들로 직렬화된다.

번들은 OpenRouter 엔드포인트로 전송된다. 시스템 프롬프트는 모델에게 '표적 평가서를 작성하는 포렌식 정보 분석가' 역할을 부여하고, 자산을 수익화 관점에서 상·중·하로 등급화한 항목과 피해자의 보안 습관을 평가한 항목을 요구한다. 모델은 단순 요약기가 아니라, 흩어진 단서를 엮어 추론을 확장하는 분석관으로 쓰인다. 이름·주소·출신 학교 같은 정보를 비밀번호 패턴과 연결 짓도록 유도하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모델 호출부는 SDK 없이 손으로 조립한 JSON으로 이뤄지며, 브라우저를 흉내 낸 User-Agent가 붙는다. temperature는 0.2로 낮게 고정돼 결과의 일관성과 정확도를 노린다. 눈에 띄는 것은 거부 응답 대비책이다. 응답에 "I can't"나 "I'm not able" 같은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걸리면 다음 모델로 넘어가도록 최대 3개 모델을 체인으로 엮었다. 관측된 조합은 moonshotai의 kimi-k2에서 google의 gemini-2.5-flash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가드레일에 부딪힐 것을 전제로 설계했다는 뜻이다.

추론은 피해자의 네트워크와 PC 안에서 이뤄진 뒤 결과만 유출된다. 유출은 단계별로 나뉘어 초기 수집 직후, AI 분석 직후, 네트워크 보강 결과가 생겼을 때 각각 다른 압축 파일로 빠져나간다. 코드에 텔레그램 채널이나 API 키를 박아 넣지 않고 빌드 시점에 채우는 6개 슬롯 템플릿을 쓰는 점도 특징이다. 저자가 직접 쓰는 도구가 아니라 주문형으로 바이너리를 찍어주는 빌더 모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슬롯 값은 암호화돼 있지만 같은 바이너리 안의 상수 두 개를 SHA-256한 키를 쓰는 수준이라, 리버싱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다.

배경에는 인포스틸러 시장의 분업화가 있다. 그동안은 많이 훔치는 것이 경쟁력이었지만, 훔친 뒤 무엇이 실제 돈이 되는지 판단하는 단계가 병목이었다. LLM은 그 병목을 값싸게 없앤다. 동시에 이 사례는 모델 제공사의 정책이 공격자의 기능 목록에 직접 반영되는 시대를 보여준다. 어떤 모델이 거부하느냐가 곧 우회 대상이 되고, 모델 선택 자체가 공격 설계의 일부가 된다.

개발자 관점에서 실무적인 시사점은 두 갈래다. 하나는 방어 측면으로, 크롬의 App-Bound Encryption 우회에 의존하는 토큰 탈취를 막으려면 --headless 옵션으로 크롬을 띄울 수 있는 프로세스를 애플리케이션 제어 정책으로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차단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LLM을 다루는 쪽으로, 프롬프트에 '분석가' 역할과 구체적 출력 형식을 지정하면 모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론을 확장하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같은 기법이 정당한 보안 분석에도, 범죄 자동화에도 쓰인다.

다만 이번 관측은 특정 변종의 동작과 설정에 대한 분석이며, 실제 유포 규모나 피해 건수는 제시되지 않았다. 모든 통신 endpoint가 제3자 소유라는 점, 즉 공격자 자체 인프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원문이 명시한 전제다. 모델이 실제로 어떤 등급을 얼마나 정확히 매겼는지에 대한 정량 평가는 포함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