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CEO는 AI 에이전트에 앱이 아닌 운영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TechCrunch9일 전조회 7

에어비앤비가 가을 업데이트의 일부로 AI 기반 검색을 선보였다. AI 도입에 신중했던 회사가 내놓은 첫 번째 큰 변화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번 검색이 완성형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그는 챗봇 형태의 인터페이스가 여행 상품 탐색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올 형태는 챗봇과 지금 내놓은 화면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가 챗봇을 꺼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챗봇은 한 번에 몇 개의 선택지만 보여주고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려면 여러 번 주고받아야 한다. 상품을 훑어보고 비교하는 용도로는 답답하다는 것이다.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보다 계획하고 기대하는 과정에서 더 큰 즐거움을 얻는다는 연구도 있어, 탐색과 영감을 주는 경험을 걷어내면 안 된다는 논리다. 둘째, 챗봇은 기본적으로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져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쓰기 어렵다.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3~6개월 동안 여러 사람이 동시에 쓰는 이른바 '멀티플레이어' AI 인터페이스를 탐구할 계획이다.

인터페이스 실험은 에어비앤비만의 일이 아니다. Monogram이나 최근의 Wabi 같은 스타트업은 디자이너가 미리 고정한 화면이 아니라 AI가 그때그때 만들어내는 생성형 인터페이스를 시도하고 있다. 체스키는 미리 설계된 결정적(deterministic) 인터페이스와 생성형 인터페이스가 뒤섞인 형태가 현실적인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본다.

소비자용 AI 에이전트에 대한 대비도 언급됐다. Instinct나 Muse처럼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를 염두에 두고, 에어비앤비 쪽에 에이전트가 붙기 좋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에이전트가 유입 경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에이전트가 예약을 대신 처리하려면 지도, 호스트 메시지, 신원 확인, 비교 기능 같은 앱의 세부 기능에 접근해야 하므로, 에이전트가 앱으로 제어를 넘기는 핸드오프 구조나 더 두터운 개발자 도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앱이 사라지고 모든 서비스가 하나의 단순한 UI 아래 데이터 계층으로 눌어붙는 세상은 아니라고 본다. 에어비앤비 앱과 도어대시, 쇼피파이, 아마존의 화면이 각각 다른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 앱 자체가 에이전트화하는 방향을 그린다. 탐색 탭에 에이전트가 붙고, 고객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 영역에도 각각 에이전트가 생기며, 결국 이들을 아우르는 상위 에이전트가 등장해 MCP 같은 규격을 통해 외부 에이전트와 연결된다는 구상이다.

체스키가 꼽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AI를 전제로 설계된 운영체제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 만들어지는 AI 앱은 iOS, macOS, 윈도우 위에서 돌아갈 뿐 그 자체가 AI 운영체제는 아니다. 그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은 AI가 커널 수준에서 동작하고 에이전트를 비롯한 구성 요소가 서로 맞물리는 구조다. 현실에서는 사용자가 모든 일을 거쳐 가는 대표 에이전트, 이른바 '쿼터백' 자리를 두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그 경쟁의 허점을 지난해 초 챗GPT의 앱스토어 시도에서 확인했다고 말한다. 앱스토어처럼 되려면 아이폰에 대응하는 SDK와 운영체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샘 알트만에게 직접 전달했고, 결과적으로 잘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직접 써본 경험도 부정적이다. Muse와 Instinct를 통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봤지만 만족스럽지 않았고, 호텔 예약도 매끄럽지 않으며 에어비앤비는 더 나쁘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AI는 아직 풀리지 않았고, 풀려면 더 낮은 기반부터 손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실리콘밸리의 오해도 짚었다. 인터페이스가 사라지고 사람이 말하고 타이핑만 하게 된다는 전망,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전부 생성형으로 바뀐다는 전망이다. 그는 소비자보다 디자이너가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프롬프트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두 전망에 반대한다. 아이폰이 계속 지배적이고 애플과 구글이 주요 플랫폼을 쥐고 있는 한 앱은 중심에 남을 가능성이 크며, 앱에서 에이전트로의 진짜 전환은 이들이 새 플랫폼을 내놓아야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 인터뷰가 던지는 신호는 분명하다. 서비스가 에이전트에 의해 호출되는 시대를 전제로 API와 SDK, 핸드오프 흐름을 설계해야 하고, 화면은 결정적 UI와 생성형 UI를 섞는 방향으로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성 입력도 부수적으로 언급됐다. Wispr Flow, Willow, Superwhisper 같은 도구와 AI 제품 내장 받아쓰기가 늘면서 사용자가 기기와 말로 상호작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흐름이다.

다만 이번 내용은 체스키의 견해와 구상이며, 에어비앤비가 구체적인 제품 로드맵이나 일정, 기술 사양을 공개한 것은 아니다. 멀티플레이어 AI와 에이전트 상호운용이 실제 출시로 이어질지, 그리고 애플이나 구글이 AI 전용 플랫폼을 내놓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