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를 병렬로 돌릴수록 개발자의 업무량은 오히려 늘어난다

Hacker News4일 전조회 1

Bold.org에서 엔지니어링을 이끄는 오레스티스 이오아누가 자신의 GitHub 기여 기록을 공개하며, AI 에이전트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뒤 업무량이 줄기는커녕 커리어 최대치로 되돌아갔다고 정리했다. 그는 에이전트를 도구 자체에 대한 불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2년 전이라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일을 지금은 조사하고 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일의 난이도가 아니라 동시에 벌어지는 일의 개수다.

수치가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가 풀스택 엔지니어로 일하던 2020년 GitHub 기여 수는 2,711건으로 가장 높았고, 2021년 1,839건, 2022년 1,498건으로 내려갔다. 프린시펄 엔지니어가 된 2022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는 월평균 114건으로 풀스택 시절 평균 173건보다 확연히 낮았고, 2023년은 1,189건으로 최저였다. VP of Technology로 자리를 옮긴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도 월평균 111건, 12월은 50건으로 그 회사에 합류한 뒤 가장 조용한 달이었다.

그래프가 꺾인 지점은 그다음이다. 2026년 10월 27일 기준 그의 기여 수는 이미 2,102건으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어느 한 해의 연간 총계도 넘어섰다. 같은 기간을 잘라 비교하면 2020년의 2,371건에 근접한 수준이다. 8월은 427건으로 타임라인 전체에서 가장 바쁜 달이었고, 이전 최고 기록은 2020년 4월의 319건이었다. 평일 하루 기여 수의 중위값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4건이었는데, 2026년에는 7건으로 올라 2020년의 8건에 가까워졌다. 하루 24건 이상이 찍힌 날도 2022~2025년에는 해마다 한 번뿐이었지만, 2026년에는 이미 16일이다.

이 역전이 흥미로운 이유는 직책이다. 그는 지금 예전보다 기능 개발을 훨씬 적게 하는 자리에 있다. 서류상으로라면 프린시펄 엔지니어 시절보다 그래프가 낮아야 맞다. 실제로 달라진 것은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고 느끼는 기준선이다. 구현 비용이 내려가면서 손대지 않았을 버그를 고치고, 코드베이스 전반의 패턴을 정리하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옮기는 일이 잦아졌다. 에이전트가 기존 업무를 빨리 끝내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훨씬 큰 업무 목록을 부여할 수 있게 만든 셈이다.

병목은 작성이 아니라 조율로 옮겨간다. 그의 하루에는 구현을 맡은 에이전트, 프로덕션 이슈를 조사하는 에이전트, 리뷰를 도는 에이전트, 나중에 쓸 자료를 찾는 에이전트가 동시에 떠 있다. 어느 것도 항상 그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어느 것이든 때때로 그를 필요로 한다. 질문 하나, 승인할 계획 하나, 읽어야 할 변경 사항 하나가 도착할 때마다 다른 저장소와 다른 결정 묶음으로 머리를 다시 적재해야 한다. 한 번에 두세 개의 큰 작업을 붙잡고 끝까지 밀어붙이던 방식의 피로와는 성질이 다른 피로다.

그가 관찰한 패턴은 상승과 하강의 반복이다. 새 모델이나 새 워크플로가 지난달엔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면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구현이 싸졌으니 그것을 붙잡을 마찰이 없다. 그래서 에이전트를 더 띄우고 스레드를 더 열고 실험을 더 승인한다. 몇 주 지나면 리뷰와 맥락 전환이 따라잡아 스스로 속도를 낮추고, 휴가로 회복하거나 새로운 자극이 오면 다시 질주한다. 1월 이후 이런 주기가 세 번 반복됐다.

월별 집계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1월 277건, 2월 233건으로 첫 물결이 왔고, 3월 203건에서 6월 77건까지 서서히 가라앉는 흐름 속에 4월 187건의 작은 파동이 끼어 있었다. 4월에는 하루 29건을 기록한 날과 공개 기여 68건이 포함됐는데, 이는 그해 공개 기여 최고치다. 여름휴가 뒤인 8월에는 초반에 기여가 전무한 주가 있었음에도 10일부터 27일까지 평일마다 14~43건이 찍히며 427건으로 치솟았고, 9월도 301건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점이 아니라 그 사이 구간이다. 3월은 1월이나 8월처럼 몰아치는 달로 느껴지지 않았는데도 203건을 기록해 프린시펄 시절 월평균의 두 배에 가까웠다. "적당히 하는 중"이라고 생각할 때조차 처리해야 할 에이전트 결과물과 마무리해야 할 리뷰, 이제는 "프롬프트 한 줄"로 끝나는 잔일들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예외는 6월의 77건 정도였는데, 그는 누적된 피로가 그때 한꺼번에 닥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실무적으로 이 글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에이전트 도입의 성과를 처리량으로만 측정하면, 늘어난 처리량을 소화하는 사람의 인지 부하와 검토 비용은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남는다. 에이전트를 여러 개 병렬로 운영하는 팀이라면 산출물 수가 아니라 한 사람이 동시에 몇 개의 맥락을 붙잡고 있는지를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이 경험의 시사점이다.

다만 이 수치는 저널리즘적 계측이 아니라 개인 관찰이다. GitHub 기여 수는 커밋, 풀 리퀘스트, 리뷰, 이슈를 뒤섞은 활동량의 거친 신호일 뿐 가치의 척도가 아니며, 대부분 비공개 작업이라 공개 기여는 2026년 전체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191건에 그친다. 2019년은 이전 직장이 자체 호스팅 GitLab을 썼기 때문에 GitHub에는 외부 활동만 남아 있는 불완전한 기준선이다. 회사와 직무가 함께 바뀐 기간을 한 사람의 잔디 그래프로 비교한다는 전제 자체를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