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매니저가 AI 시대에 코딩 인터뷰를 버린 이유

slashdot3일 전조회 1

앤트로픽에서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하는 펠릭스 리제버그가 전통적인 코딩 인터뷰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인터뷰용 프로그래밍 과제에서 AI가 지원자보다 나은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결정을 공개했고, 채용 현장에서 오랫동안 당연시돼 온 관행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든 비교는 리액트 컴포넌트 짜기와 어셈블리 코드 퀴즈였다. 어셈블리를 물어보는 것이 무의미해진 것과 같은 이유로, 이제는 작은 리액트 과제를 내는 것도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클로드가 두 가지 모두에서 사람보다 낫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또 조직에서 실제로 큰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이런 테스트 성적과 무관하게 성공해 왔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대안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리제버그 본인도 AI와 잘 협업하는 사람을 어떻게 가려낼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현재 그가 기대는 것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다. 특히 취향과 공감, 원칙에 기반한 사고가 드러나는 작은 프로토타입을 눈여겨본다고 한다. 더 나은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달라는 요청도 남겼다.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구글의 프린시펄 엔지니어인 야나 도간은 코딩 인터뷰 자체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지원자가 코딩 에이전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들여다보는 방식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 과정 자체가 지원자의 코딩 역량에 대해 더 많은 신호를 준다는 설명이다.

통계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구인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노동경제학자 니콜 바쇼에 따르면, 2026년 10월에 1,500개 고용주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정보 산업은 전체 산업 중 스킬 테스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야로 나타났다. 서류 접수 단계에서 정식 역량 평가를 요구하는 비율이 62.5%에 달했다. 코딩 인터뷰가 산업 전반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바쇼는 앤트로픽의 변화가 기술 역량에서 인간적 소프트 스킬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흐름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 AI가 코드를 쓰는 능력을 갖추면서, 반복적인 기술 테스트 대신 협업과 판단력을 보는 쪽으로 고용주들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보 산업 고용주 중 61.5%가 현재 지원자에게 가장 부족한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를 꼽았다. AI가 코드를 잘 짜더라도 사고를 대신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 소식이 국내 개발자에게 주는 실무적 함의는 채용 준비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는 데 있다. 알고리즘 문제 풀이만 반복하기보다, AI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기고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설득력을 갖는다. 실제로 여러 개발자가 입사 지원용 포트폴리오에 AI와 협업해 만든 작은 결과물과 그 판단 과정을 함께 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이번 발언은 한 회사, 한 매니저의 실천에 가깝다. 리제버그 스스로도 대체 평가 방식에 대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한다. 산업 전체의 채용 관행이 바뀌었다는 근거로 삼기에는 이르고, 설문 수치 역시 기술 평가의 존재감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코딩 인터뷰의 종말을 선언하기보다는, 무엇을 평가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