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클라우드 구조조정 시작되면 엔비디아 매출 45%가 흔들린다

the-decoder13일 전조회 1

AI 연산 인프라를 빌려주는 신생 클라우드 업체,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시장에서 대규모 정리가 예상된다. 데이터센터·네오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시장에 뛰어든 수백 개 업체 중 향후 몇 년 뒤 살아남는 곳은 일곱에서 열 곳 남짓일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이들이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이다.

신뢰가 흔들린 신호는 이미 여러 갈래로 나타났다. 호주 업체 Firmus가 상장 계획을 갑작스럽게 접었고, CoreWeave를 비롯한 군소 사업자들의 주가는 한 주 만에 20% 안팎 빠졌다. CoreWeave는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잃었고 신용 위험 지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네오클라우드 사업자 Cirrascale의 데이비드 드리거스 CEO는 자금력 있는 자산운용사와 통신·광케이블 기업들이 크고 작은 네오클라우드를 사들이는 통합 국면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Nscale은 상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잉글랜드 라우턴 데이터센터 계약에서 발을 뺐는데, 당초 이곳에서 엔비디아 칩 2만3000개분을 임차할 계획이었다. 해당 부지의 전력 인입은 2030년대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Nscale 측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고 장기적이라고 밝혔다. 같은 업체를 두고 투자자들은 목표 시가총액을 약 300억 달러에서 160억~190억 달러로 낮추자고 요구하는 분위기다.

엔비디아의 노출도는 숫자로 확인된다. 하이퍼스케일러를 제외한 고객군이 지난 7월 분기에만 400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데이터센터 매출의 45%이자 1년 전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엔비디아는 지분 투자와 칩 배정, 대출 보증, 고객 소개까지 동원해 이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다. 젠슨 황의 사위인 니코 카프레스가 이끄는 팀은 전력이 확보된 부지를 물색하는 일까지 돕는다. 대출 보증 조건도 바뀌어, 초기에는 미래 매출의 일부를 받는 조건이었으나 큰 업체들이 거절하자 더 짧은 기간에 더 적은 지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배경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체 칩 개발이 자리한다. 최대 고객들이 자체 실리콘으로 눈을 돌리면서 엔비디아로서는 네오클라우드가 성장 동력이자 동시에 위험 요인이 됐다. 여기에 전력 계통 연결 지연과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겹쳐 자금 조달 환경이 빠르게 조여지고 있다.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독립 네오클라우드의 80%가 독자 운영을 중단할 것으로 예측한다. 번스타인은 북미에서 발표된 데이터센터 용량 가운데 실제로 지어지는 비율을 35% 수준으로 본다. 업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CoreWeave의 마이클 인트레이터 CEO는 Firmus, Lambda, Nscale 같은 소규모 경쟁사들이 실행력과 매출, 규모, 소프트웨어 역량 없이 거액의 자본을 끌어모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지어진다 해도 다른 문제가 남는다. 한 네오클라우드 관계자는 연산 공급이 결국 수요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도 2027년부터 연산 공급 과잉이 시작될 것으로 보며, 업계가 실제 수요보다 공급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짚었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결국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과 오하이오를 포함한 미국 여러 주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 흐름은 GPU 임대 단가와 공급 안정성에 직결된다. 자체 시설을 짓는 Nebius, IREN, Nscale 같은 곳이 자금난에 빠지면 증설 자체가 멈추고, 임대 위주인 CoreWeave는 부지가 다른 임차인으로 채워질 여지가 있다. 장기 계약을 맺거나 특정 사업자에 워크로드를 몰아둔 팀이라면 상대의 자금 구조와 시설 소유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할 필요가 커졌다. 공급 과잉이 현실화하면 단가 인하라는 반사이익도 있지만, 그 시점과 폭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다만 이번 전망은 업계 관계자와 분석기관의 추정에 기반한 것이며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Nscale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반박했고, 시가총액 조정 역시 협상 국면의 이야기다. 인용된 수치 상당수는 익명의 관계자와 보도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정리 속도와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